여행후기

책고양이의 이집트 여행기 03 - 이스탄불 국제공항

조회 수 1083 추천 수 0 2010.07.20 09:18:50

"하아.."
찌뿌둥한 온몸을 비틀며 기지개를 편 후,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드디어 이스탄불이다!!
멀리 떠나는 여행에 몸사린 이유가 또 하나 있었다.
12시간이 넘는 장시간의 비행.
진정 심신이 건강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사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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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면세점이 늘어서 있는 환승 터미널로 입장...

마지막으로 떠났던 장시간의 비행 때는 염증으로 부은 내 기관지를 의사선생님이 경고 없이 멋지게 메스로 째고 피고름을 빼냈던 그 다음날 감행했던 터라, 정말 최악의 비행이었다. 그 기억때문에 이번 비행이 더더욱 두려웠었다. 하지만, 지인들이 시골(?)이라고 놀리는 동네로 이사한 후 그 몇년 새 건강이 많이 좋아졌나보다. 동행들 때문에 긴장을 잔뜩 해서일까? 의외로 컨디션이 좋았다.
계란 한 판의 나이 이후로는 1년 1년이 다르다고 느꼈기에 네 다섯살 더 젊은 저 세사람의 체력을 따라갈 수 있을까하고 다소 걱정을 했었다. 안그래도 남편이 놀려댔었는데 그럴 필요가 없을 거 같았다.
'왜이래염, 나 Wii Fit으로 단련한 몸이에여.'

터미널은 그다지 넓지 않았다.
터미널로 입장하면 우리나라의 그것과 비슷한 food court로 들어오게 되는데, 터미널은 거기서부터 시작해서 끝에 있는 전용 라운지까지가 전부 다였다.
대기시간이 5시간이니까 잠시 이스탄불 구경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해봤지만,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동안의 교통상태가 가히 최악이라 족히 두시간은 걸릴거라는 얘기를 들어놓은 상태라 시도하지 못했다. 시간상 6시에 나가서 과연 뭘 구경하고 올까 싶기도 했기에 아쉽지만 그냥 공항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우리한테 찍힌 GreenPort. 너 딱 걸렸어.
탑승 게이트로 가는 출구 근처에 있고,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카페였다. 무엇보다도 푹신한 소파를 원하는 일행들에게는 유일하게 늘어질 수 있는 소파가 있는 공간이었다.
한가지 문제라면 역시 공짜는 아니라서 뭔가를 시켜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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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트의 주방에서 가장 멀리 있는 자리.
터키 공항의 별다방 종이컵은 요로코롬 생겼답니다.
그린포트의 메뉴판
가격이 만만치 않다. 정확하게 기억이 나진 않지만, 15~25유로사이

공동경비에서 쓰기로 하고 핑거피쉬Finger Fish를 시켰다. 요리가 나오는 동안 별다방Starbugs 매니아인 Y가 근처에 있는 별다방으로 가서 커피를 사다 마셨다.
누가 우리나라 커피값이 세계에서 제일 비싸다 하였느뇨...
터키도 유럽연합이라고 공항의 기본 단위로 유로화를 쓰는데 덕분에 물가 겁나게 비쌌다. 면세점 가격도 만만치 않더라는....
다섯 시간 동안 블루마블에서 참고하라고 준 책 한권이집트로 가는 길과 우리 일정표로 살짝 공부도 하고, 네 명이 앉아서 수다도 살짝 떨다가 음악도 들다가 사진도 좀 찍어대고 하다보니 시간은 제법 잘 지나갔다. 마지막 30분이 지루했던 점을 빼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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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시간 죽이기...

카이로행 비행기가 점광판에 등장한 지는 꽤 됐지만, 30분 정도 더 비비적 거리다가 10분 전에 겨우 움직였다. 나야 이골이 나있었지만, 세 사람들은 외국인, 특히 아랍인들의 특유의 체취에 상당히 괴로워했었기 때문이었다.
"윽! 겨~~~"
몇몇 냄새가 심한 남자가 지나갈 때마다 그들은 나즈막하게 투덜거리면서 숨을 참아야했다.
'아니 어쩌누... 이 정도는 약과인데.... 이집트에선 어쩔려구..'
그보다 더 심한 것들이 이집트에서 기다릴 거라고는 상상도 못하는 세사람은 그저 곧 카이로에 도착한다며 좋아했다.
출발하던 날 서울에서 내가 신고 있는 워커를 보고 터키 공항에서 신발 벗고 검색한다며 잘못된 선택이라고 혀를 끌끌 차던 사람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게이트의 대기실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보안요원이 신발을 벗어서 X-ray검색대를 통과시키랜다. 조금 귀찮긴 했지만, 아마 미리 듣고 왔었어도 난 워커를 신고 왔을 게다. 사막 여행에 있어 이 녀석만큼 편할 놈은 없을 거 같아서 이번에 새로 산 녀석이었으니까. (가볍고, 가격도 무난했다. 서바이벌 하는 사람들이 애용하는 부츠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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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한 뒷자리

카이로행 비행기는 바글바글했던 이스탄불행 비행기와 달리 정말 한산했다.
쾌적하니 좋았지만, S와 Y의 옆자리에 앉은 이집션 남자는 비행기가 뜨기도 전에 두 사람에게 자기 명함까지 내주며 본격적으로 작업을 걸어오는 것이었다. 결국 두 사람은 상당히 귀찮아 하더니, 그 사람이 자리를 비운사이 비행기 뒤로 도망갔다.
J와 나는 짐을 놔두고 갈 수 없어 그 자리를 고수했고, 우리는 본의 아니게 서로 떨어져 앉아 카이로까지 가야했다.
둘이서 여행했더라면 이런 기분이었을까? 살짝 심심한 기분이 들었다.
이륙한 지 얼마 안되어 음료와 점심식사가 제공되었다. 이번에도 역시 닭요리를 시킨 J와 반대로 터키시 케밥을 시킨 나는 예상을 벗어난 맛과 향에 당한 후 덕분에 카이로에서 고생좀 했다.
터키 항공의 터키쉬 케밥... 절대로 시키지 마세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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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감자죽같이 생긴 이상한 음식과 닭고기...

케밥먹고 살짝 불쾌해지고 있을 때 즈음, 지중해를 건너던 비행기는 어느덧 이집트의 광활한 대지 위를 날고 있었다. 때마침 기장이 곧 카이로에 도착한다고 방송을 내보내고 있었다.
"어쩌면 저렇게 넓을까. 오.. 저기 풀장 딸린 집들은 뭐에요?"
널찍하게 자리 잡은 모습을 내려다보며 J가 감탄했다.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로구나. 마지막 방문한 해가 언제였는 지 기억도 안난다. 어쨌거나 이집트야 반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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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이집트의 하늘과 빠알간 비행기 날갯깃의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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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메마른 땅에 드리워진 구름의 그림자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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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궁금하다. 저 집들의 정체....


 


긔요미

2010.11.10 10:43:02

하늘대박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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