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기

라이욘 호수.jpg

 

[라이온 호수]

 

다음 날 아침 첫 국내선을 타고 0800시경에 카이로 공항에 도착했다. 
대기 하던 전용 버스를 타고 파이윰으로 향했다. 
 
파이윰 – 예전에 거대한 고래 化石群(화석군)을 찾아 사막 길로 들어섰다가 돌아오는 길을 잃을 뻔 했던 곳이다. 이집트에서 불가사의 한 일이 어디 한 둘인가. 
바다 수위 보다 높은 곳에 위치하여 소금물(바닷물 보다 더 짜다)을 담고 있는 카룬(Karoun)호수에 도착 한 것은 카이로를 떠난 지 한 시간 후였다. 
파이윰 입구와 카룬 호수를 끼고 있는 지역은 땅이 기름져서 옛날부터 농업이 발달 하였다. 바쁜 손길의 농사꾼들의 모습들이 보인다. 
 
그 옛날 세계 최대의 미로가 있었던 곳이지만, 오늘날에는 그런 곳에는 관심이 없이 활발한 개발이 이루어 지는 곳이다.
“ 사람을 현혹시키는 복잡하고 꼬불한 대부분의 길이 완전한 어둠에 감사여 있었다.” 페리니우스가 1 세기경에 이 미로를 둘러보고 한 말이다. 지금은 시가지와 시가지로 이어지는 길들이 마치 미로와 같이 복잡하다. 
 
고대 파이윰 사람들은 샤두프를 사용하여 높은 도랑에 물을 퍼 올려서 농사를 지었다. 하 이집트에서는 ‘운하파기’ 라는 것이 이미 있었고 비가오지 않아 관개시설을 하지 않으면 농작물을 재배할 수 없었기에 농업용수 공급지역을 넓히기 위해 거대한 저수지를 만들어, 나일강이 범람할 때 그 곳에 물을 저장 하여 이용하였다. 
삼각측량법이 발달되어 있던 하(下) 이집트의 영향을 받아 토지측량법도 발달되어 있었다. 관개수로에 관한 한 파이윰이 세계최고(最古)의 역사를 자랑한다. 
 
시가지를 가르면서 흐르는 수로의 이름은 ‘엘 바하리아 요셉(*El Bahria : 아랍어로 호수라는 말)이다. 성서에 나오는 꿈 장이 재상, 바로 그 요셉이다. 
성서에,“이집트에 팔려온 요셉이 파라오가 꾼 꿈 -7마리의 살진 소를 7 마리의 바짝 마른 소가 잡아 먹었다는 꿈- 을 풀이해서 파라오의 신임을 얻어 재상이 된 후 7 년간의 풍년과 7 년간의 흉년을 잘 관리하여 애굽땅의 위기를 넘겼다.”라고 기록돼 있다. “왜 이 곳의 이름이 바하리아 요셉이며 요셉은 누구냐?” 고 묻는 나의 질문에, 
“예전부터 조상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구전이라.” 라고 말 하면서, 그 옛날 바로의 꿈을 잘 해석해서 재상이 된 요셉이 이곳 파이윰에 와서 물이 부족하여 고생하는 이곳 백성들을 불쌍히 여겨 지팡이로 주욱 주욱 선을 그으니 그 선에 따라 수로가 생기는 기적이 일어났고 씨를 뿌리면 풍작이 이루어졌단다. 그래서 이곳을 그의 이름을 따서 ‘바하리아 요셉’ 이라고 부른다.”고 말한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감동이 온 몸을 감싸고 돌았다. 바로 그 꿈 장이 요셉의 이야기를 이곳 파이윰에서 듣다니…… 
그래서 이 파이윰에 많은 교회들이 있는 것일까? 
단순이 전설이라고는 하지만 나는 믿는다 ‘요셉의 치적’을!
 
R.G. 콜린우드는 <역사의 관념>이라는 그의 저서에서,
"호메로스가 쓴 것은 연구저작이 아닌 단순한 전설에 불과 하다." 했지만 위대한 아마추어 고고학자인 ‘솔리만’은 호메로스가 그린 대로 트로이를 발견하지 않았던가? 
"전설에는 역사라는 기반이 자리 잡고 있다." 라고 ‘프렌시스 피칭’은 말한다. 
나도 그의 말에 어느 정도 공감을 한다.
 
역사기행은 다른 민족과 문화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 마음을 넓혀주고 생각을 깊게 해준다. 그리고 그 민족과 문화에 대한 존중 심을 심어준다지 않는가. 그래서 나는 역사가 재미있고, 신화나 전설 속에 베여있는 소박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 좋아한다. 어렸을 적 나의 할머니에게서 옛날예기를 들으면서 얼마나 상상의 나래를 폈던 가. 
꿈 장이 요셉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펴면서 우리는 사막으로 들어섰다.
 
서부사막에 속하는 파이윰 사막은 시나이 사막과는 또 다른 느낌을 갖게 한다. 모래사막을 지나서 얼마 후에 우리는 라이욘(Rayon) 폭포와 호수에 들어섰다. 파이윰은 사막과 호수 그리고 경작지와 함께, 아직은 여행객들의 때가 별로 묻지 않은 곳이다. 
짧은 시간을 이용해서 이집트 농촌의 진수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라이욘 호수에 관한 예기를 하면서 카이로에서 준비한 한식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었다. 사방이 사막, 그리고 그 곳에 호수가 있고 우리는 호수에 떨어지는 폭포소리를 들으면서 먹는 점심은 별미 자체였다. 
라이욘 호수에서 사공이 젖는 배를 타고 호수 주변을 돌아봤다. 가끔씩 물새 떼가 보이고 물고기를 잡는 고깃배도 보이고 멱을 감는 아이들의 모습도 본다. 
여름에는 현지인들도 이 곳에 와서 더위를 식힌다. 
아쉽지만 라이욘을 뒤로 하고 파이윰 시가지에 들어와 바하리아 요셉에서 힘차게 물을 퍼 올리는 커다란 水車를 구경했다. 후기 파라오 때부터 사용했던, 농업용수를 퍼 올리는 커다란 물레는 잘도 돌아간다. 문득 내 할매의 흥얼거리는 노래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은 착각에 잠시 빠져들었다. 
 
함양 산청 물레 방아는 물을 안고 돌고
우리 집 서방님은 나를 안고 도네.
 
아주 오랜 옛 날부터 형성되었다는 재래시장이 아직도 남아 있다 기에 호기심에 끌려 그 곳에 가 봤다. 정말 미로가 따로 없다. 올망졸망 옹기종기 모여서 물건을 파느라 정신들이 없다. 
나는 이 곳에서 이집트 특산품인 100% 순면 홑 이불을 몇 장 사고, 일행들은 면 퍼플러를 샀다. 우리 는 희한한 것을 목격했다. 양은 냄비 등을 파는데 크기나 숫자 등으로 팔지 않고 손님이 고른 물건을 저울로 달아서 팔고 있었다. 
재미있는 광경이다. 나는 시장에 가면 생활의 활력을 느낀다. 오늘 제대로 된 이집트의 옛 재래시장을 구경했다. 재미있는 시간을 만끽하고 숙소인 Helnan Auberg(오베뤼제) Hotel에 여장을 풀었다. 
 
이 호텔은 그야말로 한적한 호텔이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왕족이나 총독들이 여름 별장으로 사용 하던 건물을 개조해서 호텔로 꾸민 지 불과 7 개월 밖에 안 되는 호텔이다. 아직까지는 관광객들이 붐비지 않는 조용한 호텔이다. 
카룬 호수를 끼고 정원에 풀장을 갖춘 3층으로 된 건물이나 각 층의 높이가 여느 건물과 달리 시원스럽게 높아 보였다. 2차 대전이 끝난 후 영국과 이집트의 정상회담이 이 곳에서 열렸었다. 당시 영국 수상이었던 처칠 경의 사진이 이 곳 저 곳에 걸려 있었다. 시가를 입에 문 그의 상징적인 모습으로. 
 
호텔 가구의 모양은 모던한 것에서부터 바로크 풍까지 곳에 따라 다양하고 고급스럽게 배치되어 있었다. 식당의 종업원들은 우리 일행을 마치 귀족처럼 정중하고 품위 있게 서비스해 주었다. 
아, 내가 언제 이런 호사를 부려봤던가! 26 년을 이집트에 살면서, 지금까지 수많은 호텔을 이용해 봤지만, 이집트의 어느 일류 호텔에서도 이런 대접을 받아본 일이 없다. 유럽에서 신혼 여행 온 젊은 이들을 만났다. 한창 신혼 재미에 빠져있는 모습들이 아름다워 보였다. 많은 추억을 만들고 가길 바란다. 한국의 신혼 부부들에게도 파이윰 관광과 이 호텔에 머무르길 권장한다.
 
내일은 아침 일찍 ‘바하리아 사막’을 향해 장거리 여행을 떠나야 하기 때문에 모두들 서둘러 취침에 들어 갔다. 


 
폭포수.jpg

 

[폭포수]

 

 

커다란 수차.jpg

 

[커다란 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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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윰 장날이예요]

 

 

오베뤼제 호텔.jpg

 

[오베뤼제 호텔]

 

 

파이윰 농촌 풍경 - 어머니와 아들.jpg

 

[파이윰 농촌 풍경 - 어머니와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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